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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월 8일 토요일

란(1995)

10.12.19 작성

감독 : 구로사와 아키라
출연 : 나카다이 타츠야 ,테라오 아키라

 셰익스피어의 4대비극. 리어왕.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된 작품이다. 리어왕은 그의 두 딸은 빈말로 환심을 사고, 그가 가장 아낀 막내딸 오필리어는 말로서 표현할 수 없다고 하여 아버지의 분노를 사고, 쫓겨난다.

 내가 이 영화에서 가장 짜증이 났던 부분은 이 부분을 옮기는 과정이었다.
 영화란 영상을 다루는 예술이다. 그렇지만 근본적으로 그 뿌리는 이야기에 기반을 두고 있다. 즉, 각본을 바탕으로 한 예술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주제와 영상, 그리고 음악을 바탕으로 하더라고 각본이 무너지면 그 영화는 무너질 수 밖에 없다. 이것이 이 영화에 대한 나의 평이다.

서양과는 다른 동양의 피리소리. 그 한(恨).
쿄아미라는 광대가 리어왕에서의 광대의 역할에서 머물지 않고, 봉산탈춤에서의 말뚝이에서와 같은 역할을 감당하면서 서양의 영화와 동양의 마당놀이가 결합된 모습.
대규모 인원을 동원한 전쟁씬.
서로 죽고 죽이는 세상 속을 살아가는 인간의 원죄. 그에대한 흐느낌.

 리어왕을 그대로 차용한 것이 아니라 감독 나름의 재해석을 통해 만든 점은 대단하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바로 저 첫부분. 그 부분을 너무도 성의없게 만들었기에 영화 전체의 균형이 흔들렸다.

 아무리 의리도 정도 없는 난세든, 그가 얼마나 많은 피를 흘리며 지금의 위치에 있었든지, 나이가 들면 그 자식에게 기대고 싶은 것이 당연지사지 않은가. 그런데 바로 그 논리에 대해 반박하는 사부로의 모습을 통해 그의 말이 당연시되는 면모가 나는 싫다. 물론 분명 그의 두 형의 아첨성 발언에 대해 경계해야한다. 하지만 사부로의 견해에 나는 동의할 수 없고, 그것을 정당화시키는 각본은 어처구니가 없다. 결국에 사부로는 그의 아버지를 찾으려하며 부자간의 정을 다시금 보여주려하지 않는가!

 어찌되었든 이 영화의 명성, 그리고 아키라 감독의 명성에 걸맞는 임팩트가 있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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