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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월 8일 토요일

용서받지 못한자(1992)

08.03.09 작성

감독 : 클린트 이스트우드
출연 : 클린트 이스트우드,진 핵크만

#1. 용서받지 못한 자는 누구인가? 여성을 칼로 난도질한 두 명의 카우보이. 보안관 리틀 빌. 악랄한 살인마 윌 머니. 이들 중 과연 용서받지 못한 자는 누구인 것 인가?
 아마도 정답은 어느 특정한 인물을 가리키지는 않을 것이다. 물질적 가치관에 사로잡힌 술집의 포주, 그리고 복수심에 불타는 창녀들, 강한 자에게 계속 빌붙는 작가, 허영심에 미국을 능멸하는 잉글리시 밥... 이 모든 사람들이 용서받지 못한 자일 것이다. 인간의 마음속에 지닌 모든 감정은 모든 인간을 용서받지 못한 자로 만드는 것은 아닌가.

#2. 많은 소설과 영화는 권선징악을 표현한다. 선과 악의 대결에서 선한자의 승리로부터 얻는 카타르시스. 그러나 이 영화는 악한 자와 악한 자의 대결이 펼쳐진다. 모든 인간은 궁극적으로 모두 악하니까. 그런데 누가 더 악한가? 이에 대한 답은 없다. 다만 승자와 패자만 있을 뿐이다. 우리는 분노에 찬 승자의 둔탁한 총소리를 들으며 쾌감을 느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우리도 궁극적으로 악한자이니까.

#3. 이 영화는 반영웅주의를 꾀하고 있다. 영웅으로 일컬어지는 잉글리시 밥, 리틀 빌은 모두 자신의 치부가 드러나게 되며, 영웅으로 일컬어지는 많은 사람들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그러면서도 이 영화는 “윌 머니”라는 영웅을 만들어낸다. 세명의 보안관을 그 자리에서 죽인 전설은 여과 없이 드러나게 되고 그의 터프함은 그를 더욱 강렬하게 만들어냄으로써...

#4. 윌 머니의 삶은 삼등분 될 수 있다. 아내를 만나기 전 술에 취해 사람을 마구 죽이던 과거의 삶. 아내를 만난 후 변화된 삶. 그리고 다시금 사람을 죽이기로 결심하고, 술과 살인에 다가가게 되는 삶. 여기서 술이라는 매개체를 통하여 과거의 ‘살인자’로의 회귀가 드러나고 있다. 그는 10년간 금주를 실천했으나 결국은 그 살인을 하기로 마음을 먹게 되면서 술을 마시게 되고 그 술로 인하여 살인을 거행하게된 것이다. 인간의 사유는 행동을 낳고, 그 행동은 습관을 만들게 되며, 그 습관은 인간의 운명을 결정한다고 한다. 그런데 인간의 삶은 연결되어있다. 어느 구간에서 잘라지지 않는다. 이 영화는 인간의 생각은 연속성을 지니게 되고 따라서 과거의 모습은 페르소나로서 감춰질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아닌가? 결국 운명론적으로 말이다.

#5. 쓸쓸하면서 황량한 분위기. 잘 만든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첫째로 나도 용서받지 못한 자의 일환이라는 사실에서 거북함을 느끼게 되며 둘째로는 영화 속 운명론에 대한 반발심을 느끼게 되는 것은 저항할 수 감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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