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싸이월드에 썼던 영화평들 옮겨봅니다.
08.01.19 작성
감독 : 마틴 브레스트
출연 : 알파치노, 크리스 오도넬
우리는 때때로 누군가를 보고 고매한 인격이 풍겨나온다라는 말을 하곤한다. 풍겨나온다라는 말은 그 향내를 맡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영화 제목의 향기는 그사람의 인격을 함축한 말이 아닐까?
적어도 나의 견해로서 이 영화는 기법과 플롯으로 따져볼 때 훌륭한 영화는 아니라 생각된다. 초반부의 지루한 장면들은 고정된 바스트 샷으로 촬영하여 더욱 지루하게 했다. 또한 뻔한 스토리 전개는 흥미를 자아낼 수 없었다. 하지만 그러한 점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명작으로 꼽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이 영화를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프랭크(알파치노)는 현대의 소수자이다. 그는 노인이며 장애인이다. 또한 찰스(크리스 오도널)도 역시 현대의 소수자이다. 그는 가난하며 아버지도 없다. 이 둘은 처음에는 서로를 멀리한다. 그러나 점차 돈으로 맺어진 인연에서 친구로, 그리고 부자관계로서 이들은 가까워진다. 이렇게 이루어지는 과정은 어떻게 이루어 졌을까? 그것은 교감이다. 또한 배려이다. 처음에 이들은 각자 서로의 관점으로 살피며 잘잘못을 따진다. 프랭크는 고통받는 자신에게 이세상의 그 어떤 누구도 관심을 주지 않는다는 사실에 절망하는 자이며, 찰스는 교장과 그의 친구 조지로 대표되는 가진자로부터 억압당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서로의 관심과, 정을 통해 상호간의 교감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또 다른 관점으로 살펴보자면 프랭크는 전쟁세대로서의 가치관을 지닌 구세대를, 찰스는 현세대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프랭크는 술과 여자로 대표되는 쾌락을 즐기고, 자동차라는 현대 문명의 산물을 좋아한다. 하지만 그에게는 인생의 지혜가 있으며 그의 가치관이 있다. 이것이 찰스에게 전달될 때 또다른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그는 자신이 젊은이들에게 돌봐져야할 수동적인 인물이라 여기지 않는다. 그 자신의 지혜는 젊은이들을 이끌고 그들을 돌볼 수 있는 주체자로 여기는 셈이다. 누군가에 대한 진정한 존중은 그를 돌보는 자로서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 낮아지는 자세가 아닌지 생각해보게한다.
그리고 또한 한 영혼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다. 그 영혼이란 영화 속에서는 미국의 정신을 뜻하는 것 같다. 베어드 스쿨은 미국의 정신을 상징한다. 초기 청교도 정신으로부터 이어온 미국의 정신은 세계 1,2차 대전과 냉전, 그리고 자본주의의 발달을 거치며 변질된다. 강자에게는 굽신거리고, 약자에게는 한없이 강한 현대 사회의 모습으로 말이다. 교장이 말하는 학교의 정신이란 진정한 정신을 상실한 모습인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어떻게 바뀌었는가? 그것은 프랭크의 분노이다. 그 분노는 학생들과 교직원들의 영혼이 깨어나게 하였으며 찰스의 굴하지 않는 영혼을 붙들었다. 즉,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오늘날 부패한 집단의 윤리를 깨기 위해서는 개인의 윤리가 먼저 깨어 일어나야한다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제일 처음에 언급했듯이 제목속의 '향기' 는 그사람의 인격, 영혼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여인들의 비누향을 맡으며 알아내는 모습은 어쩌면 각자의 영혼의 향내를 맡으며 그 가운데 교감하기를 바라는 모습이며, 또한 그 영혼이 아름다운채 유지되기를 바라는 바람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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