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라노(이탈리아) : 교회
# 피렌체(이탈리아) : 숙소 -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 - 가죽시장 - 산 로렌초 성당 - 두오모 (퍼레이드) - 베끼오 다리 - 피티 궁전 - 산타 크로체 성당 - 미켈란젤로 언덕
교회는 힘겹게 찾아갔다(밀라노 한마음교회). 일반 빌라 건물인데다, 간판도 크게 걸려있지 않으니 찾기 어려웠다. 밀라노에는 성악하는 분들이 공부하러 많이 건너오나보다. 굳이 성가대가 아니더라도 다들 우렁찬 발성을 뽐내고 계셨다. 파리에서는 악기 연주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나중에 들어보니, 이곳에 성악하는 분들이 워낙 많아서 예배를 관람할 수 있도록 (마치 클래식 공연처럼) 하면 어떠냐는 제의도 들어왔다고 한다.
그저 국에 말아먹는 것이었다만, 오랜만에 한식을 만나니 반가웠다. 5번 트램을 타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제네바에서 봤던 트램과는 달리 무척이나 낡았다. 일제강점기 때의 우리나라 전차가 저러지 않았을까? 승차감도, 소리도 좋지 않았지만, 시대를 거꾸로 돌아온 것만 같아 좋았다. 다만, 우리나라 버스와 달리, 정차역 안내 방송도 없고, 표지판도 없어, 바깥 구경은 제대로 하지 못하고 내려야 하는 중앙역을 찾기에 바빴다. 피렌체로 가는 기차를 타기까지 시간이 조금 남아서, 민박집 거실에서 잠깐 기다리려 했다만 쫓겨났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다고, 참 매몰차게 거절한다. 거 참 정없기는.
어디선가 강남스타일 벨소리가 울린다. 여기는 중앙역. 파리에서도, 인터라켄에서도, 그리고 여기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구가한다는게 실감이 갔다.
얘기의 방향을 약간 꺾어서, 여행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누군가에게는 멀리가서 새로운 걸(관광지 등) 보는 것일 수도 있고, 멀리 가서 맛있는 거 먹고 오는 것일 수도 있다. 단지 여행은 그뿐인건가? 사실 그 본질적인 의미는 모르겠다. 이것은 여행기를 작성한 그 시점에도 그러했지만,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과거에는 동양의 문화가 우월했다는 얘기를 가끔 듣는다. 물론 막연한 서양의 우월감이 싫지만, 그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 것은 실력 뿐이다. 여행의 본질적인 의미는 아직 모르겠다. 다만 이번 유럽 여행에서 서양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 정도는 보았다. 그들과 우리의 모습을 교차하여 바라보고, 앞으로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생각하게 된다. 적어도, 이번 여행은 이런 것들은 느끼니까... 하며 복잡한 생각은 떨쳐버린다.
메디치가의 영광에만 익숙해져 있던 탓에, 난 파리처럼 화려한 도시, 피렌체를 기대했다. 그러나 내 눈 앞에 나타난 도시는, 여기저기서 수군거리며 수많은 음모들이 꾸며질 것만 같은 곳이었다. 좁고 어두컴컴한 골목. 그것이 첫 인상이었다.
어느 성당을 가든지 같은 장식과 모양이 눈에 띈다. 맨 처음 마주친 곳은 산타마리아 노벨라 성당. 흰색, 녹색, 적색 등 다양한 색으로 가득차있기에, 당연히 도색을 했다 생각했다. 가까이 가보니 그것은 다른 색의 대리석으로 꾸민 것이었다. 그 세밀함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다만, 쓸데없이 아치 문양이 강조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 외에도 기둥 모양을 장식한 것도. 르네상스 직전은 이미 문화의 패권이 프랑스나 독일로 넘어간 때다. 과거의 영광을 그리워한 것인가? 지나치게 화려한 장식으로 꾸민 점에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됐다. 본모습을 가리기 위해 허영을 부리는 것같이.
가죽 시장의 한 가게에 들어갔더니, 주인이 나보고 한국인이냐 묻는다. 3대째 장인이라고 하는데, 한국에 자기 제품을 구매한 사람도 많고, 평도 좋다며 페이스북을 통해 친구를 맺게된 수많은 한국인들을 보여준다. 근데 개인적으로는 너무 비쌀 뿐 아니라, 디자인도 별로... 너무 비싸서 흥정을 할 생각도 들지 않을 정도였다.
그 유명한 피렌체 두오모! 화려한 퍼레이드가 진행되고 있어 한참 넋을 놓고 보고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오늘은 주현절이었다. 예수께서 나타나심을 기념하는 날이다. 그러고보니 우리나라에서는 주현절이라고 딱히 기념하는 걸 못봤는데. 깃발을 든 군사들, 귀족들, 군악대... 서로 다른 전통 의상을 입은채 행진한다. 낙타가 지나가며 중간에 똥을 싸고 가버리니, 조심스레 피해간다. 물론 두오모는 화려했지만, 내 시선은 온통 퍼레이드로 쏠려버렸다. 그리고 그들이 어디까지 가는지 나도 따라갔다. 어린아이들도 행진 대열에 껴 있었는데,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길은 역시나 좁았다. 좁은 길을 마주하고 서 있는 4층 건물은 무지하게 높게만 느껴진다. 강남 삼성동을 지나다니면, 내가 건물에 짓눌린다는 느낌을 받는데 이곳도 그러할 정도니. 앞서도 말했지만 분위기는 스산하다. 사람들도 많이 지나다고, 가로등도 있는데 이런 느낌을 받는다는게 희한하다. 건물은 1층에만 간판이 붙어있었다. 2층 이상에서는 주거지역인지, 주민들이 퍼레이드를 지켜보며 동영상을 찍고 있었다. 이제, 베끼오 다리를 건넌다. 근데 다리에 상점이? 이 행렬은 피티 궁전까지 이어졌다.
이미 해는 저버렸으니, 이제 야경을 감상할 차례. 미켈란젤로 언덕으로 갔다. 높지 않은 언덕이지만, 캄캄한 밤에 올라가니 제법 으슥하다. 안개가 많이 껴서 아쉬웠다.
몇가지 여담을 더 나누자면,
1) 확실히 이탈리아 사람들이 옷을 잘 입는다. 프랑스에 비해선 압도적 우위.
2) 강아지도 가죽옷을 입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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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미켈란젤로 언덕에서 내려와 숙소로 돌아오는데, 왼쪽 귀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이명현상과는 분명히 다른, 소름돋는 소리였다. 그래서 왼쪽에 뭐가 있나 돌아봤더니, 어떤 아저씨가 내 귀에대고 가래 끓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카~카~" 외모는 프리즌 브레이크의 티백을 닮았다. 깜짝 놀라, 뒷걸음질을 몇발 쳤는데,
"카~카~카~ 오빤 강남스탈"
아, 그놈의 강남스타일때문에 제명에 못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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