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서 사용되는 독특한 단어들이 많이 있습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은혜 받았습니다.”와 같은 것들이 그러합니다. 그리고 많은 부분에서 이러한 단어들이 기독교적 가치를 담고 있기 때문에 다른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굳이 저런 용어를 사용해야할까 하는 단어, 저런 단어는 쓰지 않는 게 좋지 않을까 싶은 것도 있습니다. 어찌되었든 교회 밖에서 사람들을 만날 때에도 교인들의 단어 선택으로 인해 ‘저 사람은 교회를 다니나보다.’ 싶은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 중에서 저는 ‘주일’이라는 단어를 한번 살펴보고자 합니다.
저는 초등학생 때 주일에는 거의 교회 친구들과 같이 놀았습니다. 중고등학생 때 제가 다닌 교회에는 제 또래 친구가 없었기에 주일에 교회 친구들과 놀지 못했고, 그렇다고 학교 친구들을 만나지도 않았습니다. 나름 공부한다고 바쁜 척을 했나봅니다. 그래서 친구들과 ‘주일’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나 항상 교회에서, 집에서 지내다보면 항상 ‘주일’이라는 단어를 사용했기에, ‘일요일’이라는 단어는 제게 너무도 어색했습니다.
대학 1학년 때, 동아리에서 행사 준비를 하다가 시간이 빠듯해서 ‘일요일’에도 모이기로 했습니다. 얘기를 하다보니 저는 무의식적으로 ‘주일’이라는 단어를 뱉고 있었고, 옆에 있던 형은 ‘주일’이 뭐냐고 물었습니다. 그 옆에 있던 다른 형이 기독교인들은 ‘일요일’을 ‘주일’이라고 말하더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처음 물어봤던 형은, 뭐하러 멀쩡히 ‘일요일’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서로 대화에 방해되도록 자기들끼리 통용되는 단어를 사용하냐고 했습니다.
이때 ‘주일’과 ‘일요일’의 사용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해보기 시작했습니다.
성도들은 주일을 거룩히 지켜야 합니다. 주일은 주께서 부활하심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그러하기에 ‘주일’이라는 말 자체에 그리스도께 대한 감사와 찬양이 내포되어있습니다. 따라서 특별히 ‘일요일’을 ‘주일’이라 부르는 것은 우리의 아름다운 찬양이 됩니다. 그리고 제 개인적인 경험을 더듬어본다면, 매번 ‘주일’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다보니 ‘일요일’이라는 단어가 굉장히 낯설어 입 밖으로 잘 나오지 않아, ‘주일’이라는 단어만 사용했습니다.
반면 비기독교인들은 기독교인들이 자기들만의 언어를, 자기들만의 공간(교회)을 넘어 사용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느낍니다. 멀쩡히 ‘일요일’이라고 그 날을 지칭하는 단어가 있는데 왜 새로운 단어를 지정하여 그것을 강요하느냐는 거부감입니다.
물론 어느 것이 정답이라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저는 이것을 보며 교회 내에서는 ‘주일’, 교회 밖에서는 ‘일요일’이라 칭하기로 생각했습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성경을 한 구절 살펴보겠습니다.
“바울이 이르되 회칠한 담이여 하나님이 너를 치시리로다 네가 나를 율법대로 심판한다고 앉아서 율법을 어기고 나를 치라 하느냐 하니 곁에 선 사람들이 말하되 하나님의 대제사장을 네가 욕하느냐 바울이 이르되 형제들아 나는 그가 대제사장인 줄 알지 못하였노라 기록하였으되 너의 백성의 관리를 비방하지 말라 하였느니라 하더라”(행23:3-5)
바울은 대제사장이 특별한 사람이라 결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유대인들의 전통에 의한 항의를 받아들입니다. 또 다른 구절을 살펴보면
“그런즉 너희의 자유가 믿음이 약한 자들에게 걸려 넘어지게 하는 것이 되지 않도록 조심하라”(고전8:9)
라고 바울은 말합니다. 시장에서 파는 고기(우상 숭배의 제물로 쓰였던)를 먹는 것 자체를 금하기보다, 그것을 통해 믿음이 연약한 지체가 넘어지는 것을 염려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사실 그리스도인들은 자신이 그리스도인으로서 보여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어떻게 교회다닌다고 하면서 저러냐?”는 소리는 듣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는 거듭난 자의 삶을 살아내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단순히 ‘주일’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닙니다.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듣는 것이 숫양의 기름보다 나으니”(삼상15:22)라고 하나님꼐서 말씀하셔서 우리의 외양이 중요한 것이 아님을 분명히 드러냅니다. 오히려 그 외양이 불신자들과 신자들의 언어의 장벽이 되는 것이라면 그것은 바른 것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교회는 다른 종교 건물들에 비해 유독 세상 한가운데 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수도사들처럼 틀어박혀 사는 자들이 아니며, 믿지 않는 자들과 어울려 그들을 그리스도께로 안내하는 역할을 맡은 자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것이 아니라, 구별된 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둘을 종종 혼동합니다.
사실 주일과 일요일이라는 용어에 대한 이 견해는 제 개인적인 견해일 뿐입니다. 그러하기에 이것이 정답이라 말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한번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언어에 대해 돌아볼 필요는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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