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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월 8일 토요일

8과 2분의 1(1963)

11.12.28 작성

감독 : 페데리코 펠리니
출연 : 마르첼로 마스트로야니,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읽기를 몇번 시도했으나 매번 실패한 작품 가운데 하나이다.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내게는 너무도 힘겨웠기 때문이다.
 의식의 흐름 기법. 논리적, 시간적 순서가 아닌, 작중 인물의 사상과 감정에 의해 흐르는 전개. "젊은 예술가의 초상"(제임스 조이스)를 읽으며 느꼈던 그 기분을 영화를 통해서 느끼게 된다.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어떤 스토리를 전달하려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모든 고통과 답답함을 토로하려 한다는 사실을 쉽게 볼 수 있다. 그것이 "창작의 고통"이라는 테마를 통해 전달되고 있다. 여태껏 그가 작업한 그 모든 창작의 방식들, 그의 모든 삶을 통해 빚어진 결과물들의 표현이 한계에 다다른다. 이는 그의 삶의 방식의 부정을 뜻한다. 그는 스스로가 모든 것을 경험하여 관객들에게 삶의 진실을 알릴 수 있다는 것이 불가능함을 깨닫는 것이다. 그가 여태껏 전달한 것은 잘 포장된 거짓일 뿐이다. 그는 여기서 헤어나오고자 하나, 다시 원점에서 시작하는 것이 두려울 뿐더러 그에대한 확신도 없다. 그는 매번 도망치고, 그 어느것 하나 결정하지 못한다.


 이 작품에 있어서 가장 매력적인 장면은 오프닝과 엔딩 시퀀스이다. 시각적 측면과 감독의 고뇌를 매력적인 화면으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오프닝이 빼어났다면, 엔딩은 그에 대한 작가의 태도가 드러나기 때문에 매혹적이다.
 그는 세상의 압박에 견디는 것이 너무 힘들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포기했을 때 비평가는 "차라리 만들지 않는 것이 낫다"고 축하한다. 하지만 그 때 펠리니의 선택은 포기가 아니라 긍정이었다. 더이상 진리를 찾지 않고, 그러한 스스로의 모습을 깨닫기에 있는 그대로 비춰주는 것. 진실을 말하기 위해 모든 거짓을 경험하고 거짓을 이야기하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것.

 물론 그러한 모더니즘적인 견해에 나는 상당히 반대한다. 그러나 영화는 그러한 고뇌속에서 매력적으로 꽃피우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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